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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고전으로 배우는 이시대 리더의 조건_3

기사승인 18-01-1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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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중시하고 밝은 정치를 이끈 당 태종 이세민

철학자 이요철(철학하는 인간의 힘 저자) 

오긍의 정관정요(貞觀政要)는 당나라 기틀을 마련한 태종 이세민(李世民)의 정치철학과 군주의 도리, 인재 등용 등의 지침을 적은 치세술(治世術)의 명저로 제왕학교재로 혹은 정치인들의 필독서로 꾸준히 읽혔다.

이 책은 재상 위징이 당태종 이세민에게 간언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간언의 요체는 주로 거안사위(居安思危 편안할 때 다가올 위기를 생각하며 근면히 정사에 임해야 한다).

이 책에 수록된 역사적 사건은 대부분 그것이 일어난 연도는 물론이고 달과 날짜까지, 또한 태종과 신하들이 논의한 연도까지 분명하게 기록하고 있다.

 

이세민은 산서지방의 무인 귀족집안에서 태어났다.

수나라 양제(煬帝)는 남북으로 분열된 중국을 통일했지만, 대규모 공사로 화려한 궁전과 누각 등을 마구 지어 민심이 흉흉해졌다.

이 혼란 속에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나 내란의 양상이 짙어지자, 이세민은 야망을 품고 태원(太原) 방면 군사령관으로 있던 아버지를 설득해 병사를 일으켜 617년에 장안을 점령했다.

그 후 군웅을 평정하고 통일을 실현시켰다. 그 당시 그의 나이는 20세 안팎에 불과했다.

이세민은 "군주는 배에 비유되고, 백성은 물에 비유된다. 물은 배를 떠가게 할 수도 있고, 물 속으로 뒤집어엎을 수도 있다"는 말의 이치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정치 리더로서 군주는 '성공신화에 좇아가면 실패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이룬 뛰어난 업적을 이룬 자부심만 가지고 있으면 그 리더의 주변에는 무사안일과 복지부동, 아첨을 일삼으며 사리사욕을 챙기려는 자들이 들끓게 된다. 그러므로 스스로를 낮추는 자세로서 주변에 있는 사람을 먼저 잘 살펴야 한다.

정관정요의<임현>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구리로 거울을 만들면 가히 의관을 단정하게 할 수 있고, 역사를 거울로 삼으면 천하의 흥망성쇠와 왕조교체의 원인을 알 수 있고,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자신의 득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짐은 일찍이 이 세 가지 거울을 구비한 덕분에 허물을 범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지금 위징이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마침내 거울 하나를 잃고 말았다!”

여기에 언급된 세 개의 거울을 삼경(三鏡)이라 한다.

원래 경()은 감(거울)을 바꿔 표현한 것으로 동감사감인감을 삼감이라고 한다.

군주가 삼감을 통해 스스로 경계하며 제왕의 덕을 쌓는 것이 바로 삼감지계(三鑑之戒) 즉 감계(鑑戒 지난 잘못을 경계삼아 다시는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게 하는 경계)라고 한다.

신이 듣건대 나무를 높이 자라게 하려면 그 뿌리를 튼튼하게 해야 하고, 물을 멀리까지 흐르게 하려면 샘물을 깊이 쳐두어야 하며, 나라의 안정을 도모하려면 덕행을 쌓아야 한다고 합니다.(중략) 비록 (백성을) 엄혹한 형벌로 감독하고 사나운 분노로 위협한다 해도 끝끝내 구차하게 모면하려고만 할 뿐, 속으로는 좋은 마음을 먹지 않습니다. 겉모습은 공손한 척하면서도 마음으로는 복종하지 않는 것입니다. 원망의 무서움은 그 크기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니,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민심의 동향입니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배를 뒤집어엎을 수도 있으므로 매우 신중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이는 마치 썩은 새끼줄로 치달리는 수레를 제어하는 것처럼 위험한 일이니 소홀히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여기에서 유명한 구절이 나온다.

군자주야(君者舟也) 서인자수야(庶人者水也) 수즉재주(水則載舟) 수즉복주(水則覆舟)

군주는 배요 서민은 물이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뒤엎을 수도 있다.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앞두고 있다. 국내외 안팎으로 한반도의 정세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의 위기라 할 수 있다.

물론 지난 9() 남북 고위급 회담이 기적과 같이 이루어졌지만 북핵의 위기와 이를 둘러싼 한반도 주변 열강들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국내 정세는 어떤가? 올해부터 최저임금의 상승과 더불어 치솟는 물가상승으로 인해 실물경제는 더 어려운 실정이다. 심지어 청년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2030세대의 어려움을 더 가중되어 가고 있은 듯하다.

쓸쓸하게 방치된 죽음, 고독사, 사회적으로 고립된 노년층에게 종종 벌어진다. 하지만 이제는 20~30대 청년들 사이에서도 고독사가 늘고 있다.

이는 비단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 사회 전반적으로 공동체 의식이 낮아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016년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 조사를 보면 한국은 네트워크의 질을 측정하는 공동체부문에서 최하위국가 멕시코(38) 바로 앞인 37위를 기록해 최하위권에 속했다.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만큼 타인과의 연대의식은 더욱 느슨해졌다. 끝없이 경쟁을 강요하고,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사회에서 청년들이 손을 내밀 수 있는 곳이 사라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후보자들이 각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민심을 끌어모으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는 그들을 검증해야 할 것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과연 그들이 동감사감인감의 삼감을 통해 스스로 경계하며 제왕의 덕을 쌓는 삼감지계(三鑑之戒)를 무엇으로 삼고 있는가 그가 당선되면 내 가정, 내 기업에 절대적인 도움이 되는가가 아닌 그가 누구를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정치에 임하는지 봐야한다.

잘 보아야 한다. 더 많은 표심을 모을 수 있는 재력가와 기업인들을 만나며 그들을 거울삼아 꿈을 꾸고 있는지, 아니면 사회의 소외된 이들을 찾아서 그들의 삶을 위로하며 공동체의 한 일원으로 살아갈 꿈을 심어주고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

이번 지방 선거 가운데 단 한 명의 정치인이라도 힘 있는 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시간을 내기보다 아프고 힘든 자들을 찾아가 그들의 손을 잡아주며 삶의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따뜻한 정치인이 나오기를 아직 기대해본다. 그 한 어른을 보며 우리 청년들이 힘과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한 정치인이 용기를 내어주길 바란다.

광명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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