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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고전으로 배우는 이 시대의 정치 철학

기사승인 17-11-0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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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으로 배우는 이 시대의 정치 철학

자신을 책망하는 자는 백성이 죄를 묻지 않고,

자신을 책망하지 않는 자는 백성이 죄를 묻는다.‘

철학자 이요철(철학하는 인간의 힘 저자)

지난 정권의 국정농단 핵심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이른바 문고리 3인방에 관한 보도(jtbc 뉴스)가 어제(1031) 있었다.

이들 3인방 중 정호성씨를 제외한 이재만, 안봉근씨가 지난 2013~2015년까지 국정원으로 부터 매달 1억 원씩을 건네받았다는 새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007가방에 담긴 현금을 1억씩 받았다니 참으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어쩌다 나라가 이 지경까지 되었을까?

지난 310일 박근혜 전대통령 탄핵 이후 국정농단의 중심에 있던 인물 가운데 어느 누구도 국민에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이는 없었다.

그들을 보며 한나 아렌트가 말했던 ‘Banality of evil(악의 평범성)’이 떠오른다.

부패한 권력자들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대기업과 정부특수기관 등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으로 매월 받았다는 돈은 국민의 피땀 어린 세금이었다.

우리가 앞으로 어떤 지도자를 세워야 할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공기관 유치나 교통시설 확충 등 지역이기주의에 기초한 헛된 공약에 속지 말자.

어떤 리더가 훌륭한 리더일까?

중국의 춘추시대 정치가였던관자는 우리에겐 관포지교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관자가 제나라 재상이던 시절의 <소칭>편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자신을 책망하는 자는 백성이 죄를 묻지 않고, 자신을 책망하지 않는 자는 백성이 죄를 묻는다. 자신의 과오를 말하는 자는 강하고, 자신의 절개와 지조(절조節操)를 다스리는 자는 지혜롭고, 남에게 악행을 하지 않는 자는 어질다

명군은 잘못이 있으면 자신을 책망하고, 공이 있으면 백성에게 돌린다. 자신이 잘못한 일을 경계로 삼고, 공을 백성에게 돌리면 백성이 기뻐한다. 이것은 명군이 백성을 다스리는 계책이다.”

지도자에게는 사람을 세우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최측근에 있는 자들에게 잘못이 있으면 자신을 책망하고, 공이 있으면 과감히 백성에게 돌려야 하는 것이 바로 지도자라는 것이다. 

언제부턴가 경영자의 개념이 바뀌었다. 경영자는 부하들이 수행한 과업에 책임을 지는 자다. 일개 기업을 책임지는 자도 그러하다면 국정을 책임지는 위정자는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 

사람을 못 알아 본 것 자체가 막중한 책임이다. 아랫사람이 그럴 줄 몰랐다는 것이 결코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지도자는 누구보다 과단성 있게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국민들에게 겸손하게 머리를 숙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들의 무능함으로 인하여 상처받는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의 눈물을 보여주는 기적이 지금이라도 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관자가 보여주듯 반성과 쇄신은 신속 과감하게 해야 한다.’

백성들이 보는 눈은 자상하고 밝아서 그들의 눈을 속여 나쁜 짓을 할 수는 없다. 백성들은 내가 잘하면 곧 나를 칭찬하고, 내가 잘못하면 곧 나를 비난한다. '관자 소칭(管子 小稱)'에 있는 말이다.

오늘날 선진 민주국가에서도 수시로 위정자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도나 인기도를 조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국민의 눈을 두려워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광명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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