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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소년법 폐지 논란이 된 사건을 접하며...

기사승인 17-09-14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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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법 폐지 논란이 된 사건을 접하며...  

처벌도 있어야하지만, 또 한 번의 도 볼 수 있게

▲ 전) 문재인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전문위원, 현) 안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문영희

중학생때였나보다. 늘 무리지어 다니며 친구들을 괴롭히던 소위 무슨파라 하는 애들에게 구타를 당했던 내 친구가 병원에서 신음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 충격으로 나는 한참동안 말을 잃어버렸다. 가해 학생들은 경찰조사를 받은 후 아마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 듯하다. 더 이상 학교에서 보이지 않았다. 35년이 지나는 동안 그들이 어찌 살고 있는지 알 길은 없다. 아마도 아무런 죄의식 없이 50대가 되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할 뿐.

최근 소년법 폐지 논란이 된 사건을 접하며, 그 때의 실어증처럼 뇌주머니에서 정신이 도망간 듯한 멍~트라우마가 찾아왔다.

소년법 폐지를 바라는 사람들은 가해청소년들을 감옥에 쳐넣거나 정말로 죽여버리기를 바라는 복수의 심정일까... 그때 나는 그랬다. 

그러나 청소년기 시절에는 알지 못했던 회복되지 못하는 사회를 겪으며 청소년들의 가슴에 악의 꽃밖에 심어주지 못하는 우리 사회에 대한 질책을 더 강하게 하고 싶어졌다. 

가해자들을 더 가혹하게 처벌하고 심지어 미성년자를 사형까지 시킨다고 해서 청소년 범죄가 줄어들까?

범죄 예방 효과가 그리 높지 않다라는 것은 이미 이 분야에서 입증된 바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법적 처벌을 강화하는 관점보다는 피해자들에게는 좀 더 위로와 치유가 되는 세심한 방안은 무엇이고, 타인을 가해할 정도의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은 가해 청소년들의 근본적 원인과 그들의 환경은 어땠는지, 그리고 인권적 측면에서 회복적 삶으로 살아가게 할 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할 부분이 반드시 있다.

누구에게나 인권과 삶은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 특히 질풍노도의 시기에서의 행동과 판단은 완성되지 못한 인격체였고, 앞이 보이지 않는 칠흑같은 어둡고 두려운 환경들이 그들에게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는지도 모른다.

처벌도 있어야하지만

또 한 번의 도 볼 수 있게 해주는 건 어떨까.

광명매일신문

<저작권자 광명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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